밀양마산교회 113주년 기념 축시
언제나 따스한 마음의 고향
김 종 화
밀양강
구비치며 뒷기미 못미쳐 낙동강 맞닿는 어귀
수박 향 싱그러운 은어떼 높이 뛴다
잠수교 건너 갈밭을 지나면
긴 고랑 보리밭이 넘실 춤추고
양딸기 붉게 익는 곳
일찌기
수박밭이 홍수에 떠내려가도
태연히 주일을 지키셨다는
박수민 장로님 한상동 목사님
밀양경찰서 풀려나와
덩실 춤추며 찬송 함께
감사기도 올리시던 논둑길 어디짬에
치자꽃 향기롭게 피고 있으리
홀연히
찬송 소리 이끌려 온 첫 예배 시간
담뱃대 부러뜨리며 입신을 결심하던
그 매서운 결단 앞에
신사참배반대 고난의 길 자청한
스물 셋 성도 이인제 목사
선지동산 부지 헌금
수리조합 부자 되고
새마을운동 선각으로
이 땅에 가난을 몰아낸 이영수 장로
믿음의
유산 아름답게 꽃밭 가꾸고
역사의 숲 아늑함 속 쉼이 있는 곳
지역 노인 봉양하고 생명의 빵 나누며
들에 모여 손잡고 노래하던
그 모습 어이 잊으리
江心
사공의 뱃노래 그 구성진 가락은 없어도
들녘에 울려퍼지는 내 마음의 노랫소리
감사와 찬미로 여울지나니
깊이 사랑하라 서로 용납하라
믿음 하나 바라보고
목이라도 선뜻 내놓았던 그분들의 뒤를 따르라
오늘도
하늘 음성
들녘 너머 들려 온다
[恩城 金鍾和] 시인. 자생식물연구가. 부산 평화교회 장로. 부산장로성가단원. '55년 경남 三浪津(낙동)출생. 마산교대·경성대대학원 졸. 경남SFC위원장('78), 전국CE회장('93). 총회 주일학교 공과 집필위원. 영남가나안농군학교 이사. 부산시조시인협회 신인상으로 등단. 부산크리스천문협 부설 문예대학 학감. 계간 <문예시대> 편집위원. 부산문협 및 시협, 시가람낭송문학회, 재부밀양문인회원이며 시집으로「흰금낭화같은 그대」가 있다. <들꽃정원 초애원>에서 우리 들꽃들과 더불어 즐겁게 살고 있다.